국민대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 난독증 교육연구의 중심이 되다!

읽기와 쓰기는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다. 정상적으로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고 쓸 줄 안다’라는 전제는 우리 사회의 통념이다. 그러나 모두가 당연시 생각하는 읽고 쓰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난독증 때문이다. 가벼운 증세부터 심각한 장애까지, 난독증은 그 유형과 심각성에서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이런 난독증을 가진 학생들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뛰어드는 사람들이 있다. 난독증 학생들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해나가는 이들. 국민대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를 찾아가보았다.

▲난독증읽기발단연구센터는 난독증 클리닉 이외에도 다양한 교육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는 난독증 학생의 읽기 및 쓰기 능력 향상을 위한 클리닉 프로그램의 운영과 지원 및 난독증 자체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수행과 공공사업 진행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교육학과 교수와 대학원생 및 학부생들로 구성된 센터는 난독증 클리닉을 필두로 난독증 학생을 위한 교구 제작과 다문화 및 난독증 학생의 부모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온라인 교육자료 개발, 기초학습부진 교수법 워크샵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 중 난독증 학생들을 위한 클리닉과 부모 상담프로그램은 서울시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바우처)으로 선정되어 사용자들이 정부지원을 받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올해부터는 의정부 교육지원청, 성북육아종합지원센터 등과 연계사업을 진행하는 등 공공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Q. 안녕하세요! 난독증 클리닉 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간단히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의 클리닉은 난독증 및 기초학습부진 학생을 대상으로 심층적인 진단검사를 실시한 후, 결과를 분석하여 학부모와 상담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아동의 읽기쓰기 문제가 진단되면 그에 적합한 교수방법을 적용하여 1주일에 2-3회 1:1로 학생에게 클리닉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부모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가정에서 아동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기도 합니다. 저희 클리닉 프로그램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된 음운인식, 파닉스, 읽기유창성, 읽기이해, 어휘, 작문 영역에 대한 교수활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난독증 클리닉의 운영 절차와 프로그램 진행 모습.

Q. 난독증 센터가 설립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센터를 설립하기 전에도 난독증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으나 그 과정에서 느낀 가장 큰 어려움은 실제로 난독증을 가진 아이들을 ‘만나기가 어렵다’라는 점이었어요. 개발된 교수방법을 증명해 보기가 어려운 상황인거죠. 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에서 난독현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부모들이 학교에 문제를 숨기는 경우가 많아서 일어나는 현상이었어요. 결국 연구자 스스로 센터를 설립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서 직접 찾아오실 수 있도록 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난독증협회 쪽에서 소개를 받고 오시는 분들도 많고 바우처를 통해서 오시는 분들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난독증 교수법의 난제는 지금까지의 읽기쓰기 교육활동이 영어권 교수법을 그대로 가져와서 쓰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는 겁니다. ‘한글’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되지 못한 교수법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저희 센터는 한글특성에 맞는 읽기쓰기 교수법을 제공하고자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난독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교육과 상담을 위해 전문화된 장소의 필요를 느껴 외부 공간을 추가적으로 만들기도 했습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는 무엇보다 기초적인 읽기쓰기 능력의 향상을 통해 아이들의 삶을 이전보다 향상시키는데 그 뜻을 두고 있어요. 최신 연구를 위한 장소이면서도 아동과 부모에게 편안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상업적인 목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면 다수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클리닉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그렇지는 못합니다. 실험적 증거를 기반으로 케이스 스터디와 함께 운영하기 때문이에요. 센터의 전신인 북악기초학습클리닉으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국민대학교 난독증 클리닉의 역사는 5년이 되었습니다. 꾸준히, 그리고 진심을 담은 연구들이 효과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들이 결국 대중화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의 바탕이 되고, 난독증에 대한 대중의 이해와 아이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의 내부 전경. 상담과 연구를 위한 깔끔하고 포근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Q. 말씀대로 난독증에 관한 정보를 일반인들이 쉽게 찾아보기엔 조금 한계가 있는 것 같네요. 그렇다면 난독증 센터를 찾아오는 분들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 찾아오시게 되나요?

조금은 어렵게 찾아오고 계세요. 저희가 클리닉을 주 업무로 하는 사설기관이 아니다 보니까 그동안은 홍보를 하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저희와 MOU가 체결된 난독증협회라는 법인단체를 통해 찾아오셨고, 연수를 통해 우리 기관을 알게 된 교사들이 학생들을 보내시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교구제작 관련기사를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고요. 지금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중인데 그렇게 되면 좀 더 쉽게 찾아오실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는 아동과 청년, 더 나아가 부모를 위한 심리 발달 지원까지도 진행하고 있다.

Q. 난독증 치료와 관련 단체에 대해 찾아보면 한의원이나 두뇌발달병원과 같은 기관들과, ‘뉴로피드백’, ‘시지각-청지각 협응’과 같은 용어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인터넷에 난독증을 검색해보시면 관련 기관이 정말 많이 나와요. 난독증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운영되는 사업체들이 많기 때문이죠. 우스갯소리같이 들리시겠지만 심지어 어떤 향기를 맡거나 목걸이를 걸면 마음이 안정되어 난독현상이 사라진다는 광고도 본 적도 있어요. 난독증 원인을 두뇌 문제로 단순화시키고, 정서안정이나 두뇌자극 치료에 집중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죠. 아동을 수동적인 개체로 보고 두뇌개발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여러 면에서 허점이 많은데다 실증연구도 희박합니다. 오히려 효과성이 증명된 교육방법을 통해 아동의 읽기쓰기 능력이 훨씬 분명하게 향상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 또한 많고요.

외국에서는 ‘뉴로피드백’이나 ‘시지각-청지각 협응’과 같은 방법이 읽기 쓰기 교육보다 효과가 없다고 증명되었고, 관련 기기의 수입 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에는 ‘뇌’에만 집중하면서 무척 높은 비용으로 진행되는 프랜차이즈 방식의 프로그램들이 시중에 많이 있지요. 한약을 먹고 침을 맞는다든지, 두뇌 훈련을 하는 식의 방법들이죠. 비용과 시간을 쏟았음에도 효과가 미미하기에 학부모님들이 훨씬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센터 연구원들의 프로그램 관련 회의 및 연구 진행 모습

이런 부분이 안타까워요. 두뇌 자극 및 발달에 집중한 연구 사례들보다 난독증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읽기, 쓰기 교육방법을 통해 인지 기능 향상 효과를 본 사례들이 훨씬 많아요.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도와주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실제 클리닉을 진행하면서 이런 교육들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치료방법들은 상업적 측면이 다분하지만, 자녀들의 난독증세를 호전시키고자 하는 학부모님들은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죠. 힘드시겠지만, 마법처럼 즉각적인 효과를 주장하는 치료법들의 맹점을 잘 파악하시고, 아이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기초적 읽기, 쓰기 교육을 꾸준히 시켜주시는 것이 더욱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는 온-오프라인을 활용한 다양한 교구개발과 특허 출원 또한 진행 중이다.

Q. 난독증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층은 농담 삼아 ‘너 난독증이지!’ 이렇게 말하곤 하는데, 이런 사회 분위기도 조금 개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최근 TV에 난독증 증상을 겪고 있는 유명인들의 이야기가 회자 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양현석, 스티븐 스필버그, 톰 크루즈 같은 분들이 대표적이죠. 이런 분들은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난독증을 ‘별 거 아닌 장애’, ‘가벼운 증상’으로 생각하게 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읽기, 쓰기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능력이기 때문에 개인의 삶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이런 측면이 가볍게 회자되는 부분이 조금 아쉬운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반면, 글을 읽고 쓰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은 어떤 면에선 반갑기도 합니다. 두 가지 마음이 교차하네요(웃음). 다만 난독증이라는 말을 장난스럽게 사용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봐요. ‘장애자’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장애인’으로 쓰자고 하는 이유도, 사람들이 “애자”라는 은어를 만들어 장난스럽게 사용하다보니 부정적인 인식이 형성되었기 때문이에요. 영어의 ‘Idiot(바보)’라는 단어도 처음에는 학술적 용어로 쓰이다가 부정적 이미지가 만들어진 단어죠. 어떤 사람들에게 아픔이 될 수도 있는 단어에 대해서 우리가 조금 더 민감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읽기 및 쓰기 교육 사업 또한 센터의 주된 사업 부분 중 하나다.

Q. 자신이 난독증인지 아닌지 잘 모르고 헷갈려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아요. 생활 상 어려움이 많으나 스스로 난독증 여부를 판단하기도 힘들고요.

온라인상에 배포되어 있는 셀프 난독증 체크리스트 등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간단히 확인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본인이 난독증인 것 같아 고민 중이신 분들은 센터로 직접 찾아오셨으면 좋겠어요. 이미 고등 교육을 마친 성인 분들 중에서도 난독증을 가지고 살아가는 분들이 분명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한글을 읽을 때는 어려움을 여러 방법으로 극복했지만 영어와 같은 외국어를 배울 때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어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어요. 국민대 학생들 중에도 혹시 이런 분들이 있다면 혼자서만 고민하지 마시고 직접 찾아오셔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릴수 있을 겁니다.

얼마 전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한 교육학과 학생 3명이 개발한 ‘도란도란’이라는 난독증 클리닉 교구가 중소기업청과 특허청이 주관하는 창의적 지식재산사업화 지원 공모에 선정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 중 한명은 다시 대학원에 진학해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의 연구원으로 그리고 난독증 클리닉의 전문가로 거듭날 예정이다. 2010년 북악기초학습클리닉으로 시작된 – 국민대 난독증읽기발달연구센터는 난독증 및 학습부진을 경험하는 많은 학생들을 돕고 지원하는 역할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 삶의 가장 기초적 부분인 읽기, 쓰기 문제로 힘들어하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 문제 해결과 진리 탐구를 위한 그들의 노력과 땀방울이 세상을 더욱 밝게 만들어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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